친문 신(新)권력 스리톱, 윤·탁·송, 유·시·민, 호남SKY

2017년 10월 8일 (일) 오전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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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신(新)권력 스리톱, 윤·탁·송, 유·시·민, 호남SKY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기간 ‘국민통합 정부’를 공약했다. 취임사에서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통합이 시작되는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 “전국적으로 고르게 인사를 등용하겠다.

능력과 적재적소를 인사의 대원칙으로 삼겠다. 저에 대한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해 일을 맡기겠다”고도 다짐했다.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선 “현 정부의 인사에 대해 국민께서 역대 정권을 통틀어 가장 균형인사, 탕평인사, 통합적인 인사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해주고 있다”고 자평했다.

임기 4개월을 넘긴 시점에 문재인 정부의 요직 인사는 사실상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정부 산하기관이나 공기업 인사가 많이 남았지만 청와대와 행정부 진용은 얼추 꾸렸다. 그렇다면 과연 문 대통령의 약속대로 “통합” “적재적소” “균형” “탕평” 인사가 이뤄졌을까.

정권을 끌어가는 3대 중심축은 청와대, 내각, 여당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20명의 국무위원 가운데 문 대통령이 깜짝 발탁한 인물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장관급) 정도다. 나머지 각료들은 과거부터 문 대통령과 이런저런 인연이 있는 코드형 인물이다.

특히 이들 중 여럿에 대해 ‘5대 원칙’ 위반 논란이 들끓었다. 문 대통령은 대선 때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세금 탈루, 논문 표절, 병역비리 관련 인물을 인사에서 아예 배제하겠다는 5대 원칙을 국민에게 약속했다. 내각 인사에서 이 약속은 여러 번 깨졌다. 인사의 첫 테이프를 끊은 이낙연 국무총리부터 위장전입을 시인했다. 문 대통령이 임명한 고위 공직 후보들 중 7명은 도덕성 문제로 낙마했다. 비슷한 의혹에 휩싸였지만 꿋꿋이(?) 버텨 가까스로 임명된 사람도 적지 않다.

이로 인해 야권에선 “통합, 적재적소, 균형, 탕평은 구호에 그쳤다” “코드 인사로 점철됐다” “코드에 맞추느라 5대 원칙을 위반하는 ‘자기모순’에 빠져 유혈이 낭자한 인사 참극을 자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 참모진의 경우 대통령과 자주 만나면서 직접 보좌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영 생소한 외부 인물을 발탁하기가 쉽지 않다. 정무·홍보 파트는 물론이고 정책·안보 파트도 마찬가지다. 집권자의 통치 이념을 국정에 녹일 사람들이 포진하기 마련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청와대 인선에 대해 “심했다”는 평가가 많다. “코드 인사의 끝판왕” 성격이라고 한다. 청와대는 이른바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들로 수북이 채워졌다. 그러나 이는 ‘이너서클’ 결성의 위험성을 내포한다.

집권여당의 경우 선출직인 당 대표나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이 당을 이끈다. 하지만 청와대와 직거래가 가능한 인물은 따로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이들은 대통령과의 깊은 인연을 바탕으로 여당에 정권의 통치 이념을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간혹 주요 당직자를 뛰어넘어 원내 대책 수립을 주도하기도 한다는 후문”이라고 말했다.

코드 인사로 점철된 권부(權府) 내에도 굴곡과 음영이 있기 마련이다. ‘옛 영화 제목’처럼 ‘모두 대통령의 사람들’이지만 이 중 ‘더 센 사람들’에게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정부의 내각, 청와대, 여당의 직책상 리더는 각각 이낙연 국무총리,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추미애 민주당 대표다. 그러나 여권 인사들을 취재한 결과, 실제 영향력 정도는 이런 외형과 다르다고 한다. 한 여권 인사는 “친문(親文) 계열 신(新)권력이 서서히 국가를 장악하는 흐름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한다.

이 신권력의 중추가 누구냐에 대해선 여권 내에서도 두세 가지로 의견이 갈린다. 그러나 대략 문 대통령과의 접근성, 친밀도에 따라 이 새로운 파워그룹이 어느 정도 드러난다고 한다. 이에 따르면, 청와대에선 임종석 비서실장, 행정부에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여당에선 김경수 의원이 스리톱을 형성하고 있다. 세 사람이 실제로 당·정·청을 움직이는 ‘키 플레이어’라는 의미다.

청와대는 외관상 임 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3실장 체제로 되어 있다. 장 실장은 일자리수석과 경제수석 등을 산하에 두면서 경제정책을 이끈다. 정 실장은 북한 핵 문제 등을 전담한다. 한 정부 관계자는 “집권 초기라 민정라인과 정무라인을 지휘하는 임 실장에게 힘이 쏠린다. 임 실장은 인사파동을 정리하는 데 주력하면서 여당인 민주당과의 관계를 설정하는 데에서도 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또한 임 실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똘똘 뭉친 문 대통령의 참모들을 잘 통제하고 있다고 한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사회, 경제, 안보가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에 임 실장의 영향력이 생각 이상으로 포괄적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아무래도 청와대의 주류가 임 실장과 같은 ‘운동권-당 출신’이다보니 임 실장의 운신 폭이 넓다고 한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정치·행정 경력이 없고 정 실장은 외교관료 출신이다.

내각의 경우, ‘내각을 통할하는 이낙연 총리, 경제·예산을 총괄하는 김동연 부총리, 일개 장관급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중 누가 가장 세냐?’는 질문에 여권 인사 다수가 주저 없이 김 위원장을 꼽는다.

한 여권 인사는 “이 총리가 취임 때 대통령-총리 주례회동을 통해 책임총리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지만 지금 그를 책임총리로 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할 수 없는 일을 하겠다고 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인사는 “김동연 부총리가 본인에 대한 ‘패싱’ 논란을 완강히 부인하지만 이 논란이 없어지진 않는다. 주요 경제정책은 BH(청와대)가 결정하고 김 부총리가 사실상 하명받아 정책화하는 것으로 비치기도 한다”고 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때 ‘개혁성향 사회참여유형 대학교수’답지 않게 온갖 도덕성 의혹에 시달렸다. 천신만고 끝에 공정위에 입성해서는 ‘옛날 컨디션’을 회복했다. 김 위원장은 바로 ‘치킨기업 진압’에 나섰다. ‘김상조의 서슬 퍼런 칼’에 백기를 든 BBQ는 가맹점 공급 원가를 공개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이러한 일련의 ‘치킨대첩’을 문재인 정부 최대 치적 중 하나로 홍보한다.

이어 김 위원장은 국내 온·오프라인의 절대강자인 ‘삼성’과 ‘네이버’에 대한 군기 잡기에 나섰다. 그는 “비(非)은행권 금산분리 규제가 필요한 유일한 대기업은 삼성뿐이다. 삼성그룹 스스로가 해법을 고민해 찾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삼성을 압박했다. 국내에서 자산 총계 10조 원 이상 금융복합그룹은 10개뿐인데, 삼성 측은 이 10개 그룹의 금융 계열사 자본 총계의 절반을 차지한다. 나아가, 김 위원장은 “삼성그룹이 뚜렷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미래전략실 해체를 성급하게 결정했다”면서 공정위 업무와 무관하게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경영 활동에 ‘훈수’를 두기도 했다.

네이버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전 이사회 의장과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를 비교하면서 “이 전 의장은 잡스처럼 우리 사회에 미래 비전 같은 것을 제시하지 못했으며 이 전 의장과 짧은 대화를 했지만 그런 점에서 아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재벌개혁’ 칼을 쥐고 있고 문 대통령의 경제정책 기조인 ‘제이(J)노믹스’와 관련해 청와대와 정확히 일치하는 기조를 보여왔다. 한 대기업 임원은 “재계도 문재인 정부의 내각 인사들 중에서 김상조 위원장을 가장 주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재벌개혁의 ‘마감시간’을 제시하며 더욱 근육을 과시한다. 그는 “12월까지 상위 그룹이 변화의 모습이나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 국민이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면 그 이후 법 개정과 같은 구조적 처방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알아서 하지 않으면 칼을 빼들겠다는 경고인 셈이다. 한 재계 인사는 “대기업에 ‘세금 더 내라, 임금 올려라, 중소기업 도와라, 소유-경영 분리해라’고 끊임없이 요구하는 중심에 ‘장하성과 김상조 라인’이 있다. 이 중에서도 김상조가 제일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상조 위원장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선 “‘넘치는 권력을 사용하는 법’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입만 열면 설화(舌禍)”라는 냉소도 나온다. 이재웅 다음 창업자는 김 위원장의 이해진 비난에 대해 “오만하다”고 일갈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삼류가 일류를 깔본다”고 김 위원장을 융단 폭격했다. 김 위원장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공직자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사과해야 했다.

집권여당에선 김경수 의원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었고, 5·9 대선 때 문재인 후보의 수행단장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를 잇는 가교인 셈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현 정부의 인적 자원과 정책이 노무현 시절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만큼 김 의원의 역할은 시공을 넘나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김 의원은 당과 청와대를 잇는 막후 라인이기도 하다. 특히 문 대통령 집무실 문고리를 쥐고 있는 송인배 제1부속비서관, 대통령 행사기획을 담당하는 탁현민 행정관과 직통 라인을 구축해 큰 틀의 국정 운영까지 의견을 교환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나아가 여권 일각에선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탁현민 행정관, 송인배 제1부속비서관 등 ‘윤·탁·송’ 세 사람을 엮어서 ‘청와대 내에서도 핵심 이너서클’로 꼽기도 한다. 송인배 부속비서관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문 후보의 동선을 책임졌고 현재도 문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는, 문자 그대로 최측근이다.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990년대부터 문 대통령과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진다. 송 비서관은 노무현 국회의원 비서관, 청와대 사회조정2비서관 등을 지내면서 김경수 의원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김 의원이 국회에 있게 되자 송 비서관이 문 대통령 집무실을 지키며 메신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탁 행정관은 ‘쇼’라는 눈총을 받기도 하지만 이벤트 기획으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유지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김경수 의원은 탁 행정관이 저서에서 비뚤어진 여성관을 피력해 퇴진 압력을 받을 때 그를 적극 엄호했다. 자신이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탁 행정관을 추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탁 행정관은 문 대통령의 돈독한 신임을 바탕으로 ‘왕 행정관’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되기 전 국민의당이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 류영진 식약처장(차관급)과 함께 탁 행정관의 퇴진을 요구했다는 설이 있다. 이 말이 맞는다면 탁 행정관은 장·차관 반열이다. 그의 경질을 건의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문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을 정도다.

국민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은 문 대통령이 노무현재단 이사장 및 19대 의원이던 시절부터 문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무한신뢰’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진다. 한 여권 관계자는 “국정상황실이 여러 국정 현안에 다소 유연하게 포괄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업무 특성을 갖고 있어, 윤 실장의 실질적 파워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인사 특징을 규정짓는 또 다른 말은 ‘유·시·민’이다. 유명대학, 시민사회단체, 민주당 출신이 요직에 속속 등용된다는 것이다. 18개 부처 장·차관의 경우 서울대 출신 12명, 고려대 출신 6명, 연세대 출신 4명으로 이른바 SKY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정부 부처 외 장·차관급까지 포함해도 서울대 출신이 42%선, 고려대 출신이 11%선, 연세대 출신이 8%선으로, 10명 중 6명꼴로 세 대학 출신이다.

시민사회단체 경력은 문재인 정부 공직 등용 시 ‘가산점’ 요인으로 알려진다. 청와대의 장하성 정책실장,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내각의 박상기 법무부 장관, 김은경 환경부 장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시민사회단체 출신 각료는 전무했다.

민주당도 인재의 산실이 됐다. 내각의 수장에 민주당 소속 의원과 전남도지사를 지낸 이낙연 국무총리가 올랐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김영춘 해양수산부, 김현미 국토교통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이다. 송영길 의원은 북방경제협력위원회의 위원장(장관급)을 맡았다. 노영민 전 의원, 우윤근 전 의원 등 두 민주당 전직 의원은 비(非)외교관 출신임에도 주요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 대사로 각각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에선 호남 인맥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인사 63명, 장·차관급 78명, 국가정보원·국세청·검찰청·경찰청 등 4대 권력기관 26명, 군 8명을 포함한 175명 가운데 호남 출신이 45명으로 25.7%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나라의 지역별 인구 비율로 볼 때 호남 출신이 대거 중용됐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청와대는 호남 출신이 사실상 접수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이상철 국가안보실 1차장, 유송화 제2부속비서관,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한병도 정무비서관, 김금옥 시민사회비서관, 김우호 인사비서관, 황태규 균형발전비서관, 이호승 일자리기획비서관, 신정훈 농어업비서관, 은수미 여성가족비서관, 이덕행 통일정책비서관이 모두 호남 출신이다. 비서관급 이상 4명 중 한 명꼴(23.8%)이다.

이철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장·차관 114명 가운데 호남 출신이 29명인 반면, 대구·경북 출신은 11명밖에 없다”며 ‘대구·경북 홀대론’을 제기했다. 호남과 대구·경북의 인구수가 비슷함에도 장·차관 수에선 2.6배 가까이 차이 난다는 것이다.

정치권 한 인사는 “문재인 정부에선 호남 고향에 명문대학을 나온 이른바 ‘호남SKY’가 고위직에 많이 발탁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은 정권의 ‘호위무사그룹’으로도 통한다”고 말했다.

출처 : 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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