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 "암호화폐 시장에 기관 참여해야"

2018년 12월 9일 (일) 오전 12:42

3 0

[인터뷰]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 "암호화폐 시장에 기관 참여해야"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는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위워크 선릉점에서 기자와 만나 실체가 없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옥석을 가리고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편으로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를 꼽았다.

표 대표는 최근 제2기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위촉됐다. 정부가 추진할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정책에 자문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산업 진흥과 투자자 보호 사이에 적절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도록 균형잡힌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그는 "ICO(암호화폐 발행)의 단계적 허용과 암호화폐 거래소 양성화의 두 가지 현안에 대해 정부가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자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며"투자자 보호도 타협을 해야 한다. ICO는 전면 허용까진 아니더라도 적어도 적격 투자자 허용이나 기관 투자자 허용 등 중간 정도의 선에서 타협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4차위에서 워크숍을 다녀왔다는 그는 "밖에서 봤을 땐 4차위가 한 게 없다는 비판을 받았던 것 같다. 그런데 막상 회의에 참석해보니 그간 많이 모여 논의했던 것 같다. 1기 4차위에선 개인정보의 빅데이터 활용 의제를 해커톤에서 여러 차례 논의해 권고안을 만들었다. 이 권고안이 정부안에 그대로 반영됐다. 이것이 4차위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며 "그런 선례가 있었기에 블록체인 의제도 접근해볼 수 있지 않을까란 기대감이 있다"고 전했다.

또 "블록체인 의제는 4차위 뿐 아니라 국회 4차산업혁명 특별위원회 등 중요한 주체들도 이달부터 논의할 것이다. 민병두 의원, 정병국 의원 등 중진의원들도 각각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어쨌든 4차위에서 만든 합의안이 정부안에 20~30%라도 영향을 줬다면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이 10년내 세상에 큰 변화를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재의 ICO 방식에 대해선 비교적 부정적인 입장이다. 백서만으론 기술적 검증이 어려워 투자자들이 순전히 블록체인 프로젝트 진행자들의 선량한 의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예로 작년에 스위스로 블록체인을 공부하러 갔을 당시 만난 블록체인 프로젝트 팀과의 일화를 떠올렸다. 표 대표는 당시 90년대생 4명이 이더리움으로 300억원의 투자금을 모았던 이 팀의 향후 계획이 궁금했다.

그래서 표 대표는 "그들에게 앞으로 계획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백서에 탈중앙화 시키고 우리는 떠난다고 적혀 있다'고 하더라. 그 시점이 작년 여름이었으니 그해 연말 이더리움이 180만원까지 올랐 때 팔았다면 수천억원을 챙기고 떠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현재 ICO의 폐단을 꼬집었다.

올초 암호화폐 시장이 급성장하자, 너도 나도 '블록체인'이란 이름을 갖다붙이며 ICO를 추진하는 업체들이 폭발적으로 생겨났다. 이로 인해 일반 투자자들은 실체도 알 수 없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자금을 투자하며 막심한 손해를 봤다.

이는 정부가 ICO 전면 금지 조치를 내리게 된 배경이 됐다. 물론 모든 블록체인 회사들이 ICO로 한탕을 노린 것은 아니다. 실제 모집한 자금으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회사들도 있다.

또한 읽기 : 이석우 두나무 대표 "불량 암호화폐거래소 난립, 거래소 기준안 만들어야"

반면, 블록체인 기술 없이도 구현 가능한 사업을 ICO라는 명목으로 자금을 끌어 모은 회사도 많다. 문제는 일반 투자자들이 백서만으로 수백, 수천개에 달하는 프로젝트 중 신뢰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가리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단 점이다.

"블록체인이 유행하며 만병통치약인줄 아는 사람들이 있지만 블록체인이 풀지 못하는 문제도 많다. 우리나라가 너무 뒤쳐지지 않으려면 블록체인이 필요하지 않은 분야를 진흥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표 대표의 생각이다.

그래서 표 대표는 암호화폐 시장에 기관 투자자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 경험이 많은 기관이 나서면 100%까진 아니지만, 현재보단 더 건전한 투자 상품을 고르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무수히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 중 스캠(사기)인지 아닌지 기관 투자자들에게 맡겨보자는 것이다.

표 대표는 "기관 투자자들은 아무 경력도, 능력도 없는 프로젝트에 투자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은 소액투자자들 밖에 없다. 그래서 합리적으로 판단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FOMO(Fear of Missing Out·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시장에 진입하는 움직임)만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암호화폐 시장이 건전해지려면 전통 산업처럼 기관 투자자들이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 시장 규모도 100배 이상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앞서 예를 들었던 스위스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팀처럼 300억원을 땡기려던 사람들도 기관이 참여하면 그정도 만큼은 못한다. 백서만 가지고 나왔던 팀들이 하다못해 프로토타입(Prototype·본격적인 상품화에 앞서 제작한 기본 모델)이라도 가지고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CO를 진행한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기술력을 판별하려고 노력하지만 어렵다. 번듯한 사람들이 모여서 돈만 유치하고 실제 기술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다. 반면 처음엔 아무것도 없어 보여서 사기라고 생각했는데 열심히 개발해 제품을 출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저도 지난 1년간 혼란스러운 사례를 겪었다"고 말했다.

또 "민간에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평가하겠다고 가이드라인을 내고 있지만, 과연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8할이 구성원들의 선량한 의지에 의해 좌우된다. 돈을 먼저 투자받고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모럴헤저드가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러한 표 대표의 생각은 체인파트너스를 설립할 때도 반영됐다. 그는 "작년 회사를 만들 때 이유없는 ICO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서 외부에서 넘어온 인재들이 체인파트너스는 한탕주의가 아니라는 점에서 편하게 느껴 입사한 것 같다"고 밝혔다.

1985년생인 표 대표는 중학교 3학년 시절 인터넷 도메인 등록 대행사 다드림커뮤니케이션을 창업하며 일찌감치 사업적 재능에 눈을 떴다. 이후 위자드웍스 대표, 중소기업청 정책자문위원, 한국블로그산업협회 부회장, 한국벤처기업협회 이사 등을 거쳐 체인파트너스를 창업했다.

체인파트너스는 지난해 8월 DSC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 DS자산운용, 프리미어파트너스 등으로부터 14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아 설립됐다. 현재 토큰 개발 전문 자문사, 이오스 블록체인 전문 엑셀러레이터, 이오스 기반의 기업용 블록체인, 암호화폐 거래소, 이더리움의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 블록체인 전문 교육, 블록체인 전문 유튜브 채널, 암호화폐 전문 매체 등 다양한 사업 전개하고 있다.

표 대표는 "작년에 군대를 전역하고 블록체인 사업을 함께 할 인재를 찾기 위해 카이스트 앞 모텔에서 숙박하며 '같이 공부하자'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며 "블록체인 시장은 아직 정비되지 않은 초기 단계다. 늦게 진입하면 배달의 민족이나 직방, 토스 같은 회사를 만들지 못한다. 그런 측면에서 용기 있는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읽기 : [뉴시스 인터뷰]나이트오프 이이언·이능룡 "귀를 열고, 유연해졌어요"

출처 : newsis.com

카테고리 페이지로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