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재 오닐 "음악가로 달려오다 아이들과 나눔 배웠죠"

2013년 11월 26일 (화) 오후 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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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재 오닐 "음악가로 달려오다 아이들과 나눔 배웠죠"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세상을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어요. 음악가로서의 삶만 보고 달려왔는데, 아이들과 함께하며 나눔과 공유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음악의 힘에 대해서도 제대로 느끼고 있고요."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35)이 영화관의 스크린 위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가 지난해 안산 다문화 가정 아이들과 함께한 프로젝트 '안녕? 오케스트라'가 MBC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방영된 데 이어 극장판으로 다듬어져 오는 28일 개봉하는 것.

특히 이 다큐멘터리의 TV 방송분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세계 3대 방송상 중 하나인 국제에미상(The International Emmy award) 시상식에서 예술 프로그램(Arts Programming) 부문 수상작으로 결정돼 한층 더 주목받고 있다. 이 시상식의 예술 프로그램 부문은 예술가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부문으로, 한국 작품이 이 부문에서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다큐멘터리 '안녕?! 오케스트라'는 리처드 용재 오닐이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과 교감하며 가슴 아픈 개인사를 담담히 털어놓는 이야기와 삶의 어려움을 음악으로 이겨낸 경험을 토대로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가는 과정을 담았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국제에미상 시상식에 직접 참석해 상을 받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아이들과 같이 있을 때는 나도 다시 아이가 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은 내게 이미 알고 있었는데 까먹었던 것을 다시 일깨워준다고 할까요? 순수함, 솔직함 같은 것들이요. 덕분에 세상을 보는 시각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 수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그 어떤 만남도 아이들과의 만남과는 느낌이 완전히 달라요."

그는 처음 매니저로부터 이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의미있는 일을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한국에 와 MBC의 담당자와 만났을 때 "앉은 자리에서 바로 오케이" 했다.

처음 아이들과 만났을 때에는 낯설었고 한국말을 못 하기 때문에 아이들과 말이 통하지 않아 약간 막막했지만, 금세 아이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었다고.

"첫 만남만 어려웠을 뿐, 내가 지금도 가장 놀라워하는 점이 나와 아이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에요. 촬영 진행에 필요한 내용은 통역이 도와주지만, 그 외의 만남에서는 아이들과 소통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내가 한국말을 잘 못 하니까 아이들이 나를 편하게 생각한 것 같아요."

아이들과 몇 달간 함께하며 마음을 쏟다 보니 애틋한 감정이 터져 나오는 순간도 있었다. 지난해 7월 디토 페스티벌 공연 때 '안녕?! 오케스트라'를 처음 무대 위에 선보이면서 그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날은 아주 특별한 날이었어요. 내가 지휘자로 데뷔하는 날이었고 아이들의 데뷔 무대가 펼쳐지는 날이기도 했죠. 나와 스태프 모두 공연 경험이 많지만, 그런 날은 처음이고 세종문화회관은 엄청나게 큰 곳이었기에 더욱 긴장했습니다. 두 가지 미션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다는 게 무척 기쁘고 아이들이 너무나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의 자신이 그랬듯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나 여러 어려움을 겪고 상처를 받은 이 아이들이 음악에서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음악이나 오케스트라가 삶의 난관들을 직접 해결해 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음악을 하는 기쁨이 내 삶의 에너지가 되었듯, 아이들에게도 음악이 긍정적인 에너지가 되기를 희망해요. 음악에서 얻은 힘으로 삶의 다른 어려운 일을 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행히 아이들이 오케스트라를 하면서 좋은 에너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촬영 후에도 이 프로젝트가 계속 되고 있어 너무나 기쁩니다. 이 프로젝트에 더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으면 좋겠어요."

"오픈 마인드(열린 마음)도 없이 다른 사람에 대해 말하고 다니는 건 하나마나 한 짓입니다. 특히 인종에 관해서라면, 세상의 많은 사람이 인간의 유전 형질에 기초해서 사람을 차별하는 것은 정말 옳지 못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잖아요. 세계 2차대전도 그 예입니다. 사람을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출처 : 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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