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벗고 예술을 입다

2015년 4월 2일 (목) 오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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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8시(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5분 정도 걸어가 조르주 생크가에 들어서니 섹시한 입술 모양의 간판이 행인을 유혹하듯 번쩍거렸다. ‘리도’, ‘물랭 루주’와 함께 프랑스 대표 관광 상품인 ‘크레이지호스 파리(Crazy Horse Paris)’를 공연하는 전용 카바레 극장이었다. 평일임에도 총 257석이 거의 다 찼다. 남성이 많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남녀 관객 비율이 비슷했다. 현재 공연되는 작품은 1992년 알베르빌 겨울올림픽 개·폐막식과 태양의 서커스 ‘아이리스’를 연출한 필리프 드쿠플레가 ‘크레이지호스’의 과거 레퍼토리를 선별해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화려한 영상과 함께 막이 오르자 여성 무용수인 ‘크레이지 걸’ 12명이 늘씬한 몸매를 뽐내며 모습을 드러냈다. 무용수들은 공연 내내 상의를 벗은 채 무대에 올랐다. 성기 부분은 T팬티로 아슬아슬하게 가렸고, 명품 브랜드 크리스티앙 루부탱의 높은 하이힐을 신어 섹시미를 강조했다. 크레이지호스 파리의 앙드레 데상베르그 대표(40)는 “무용수들의 벗은 몸은 단순한 노출이 아니라 회화 작품의 밑바탕이자 움직이는 캔버스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무용수들의 노출 정도는 상당했지만, 화려한 하이라이트 조명이 무용수 몸에 비춰지자 마치 형형색색의 비단 옷을 두른 것처럼 보였다. 총 105분(중간 휴식 포함)의 이 공연은 5∼10분 길이의 토막극 형식의 무용 에피소드 18개가 연달아 이어졌다. 무용수들의 춤은 대개 가슴과 골반이 강조됐는데 에피소드별 춤의 주제는 달랐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비슷한 패턴의 동작이 반복됐다.

파리 시민인 리오넬 씨(45)는 “프랑스 특유의 카바레 문화(샴페인을 마시며 공연 관람)와 크레이지호스의 화려한 조명의 모던함이 잘 융합돼 이 공연을 좋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국립안무센터 발레 뒤 노르 컴퍼니의 ‘트라제디-비극’. 막이 오르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남녀 무용수 18명이 무표정하게 무대에 선다. 모델같이 늘씬한 몸매를 지닌 무용수가 있는가 하면 축 늘어진 뱃살로 인간미를 풍기는 무용수도 있다. 나이도 22세부터 51세까지 다양하다. 무용수들은 성기도 고스란히 드러냈지만 전혀 외설적이지 않다.

공연이 진행될수록 커지는 거대한 드럼 소리 사이로 이들이 벌이는 몸부림은 처절하다. 그들의 몸을 타고 흐르는 땀이 사뭇 ‘눈물’처럼 느껴질 정도다.

출처 : 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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