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北에 ‘따뜻한 외교의 힘’ 보여줬다

2018년 6월 13일 (수) 오전 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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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北에 ‘따뜻한 외교의 힘’ 보여줬다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이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김 위원장은 이날 마리나베이샌즈에 있는 플라워돔과 가든스바이더베이 식물원을 방문했다. 사진 속 김 위원장과 발라크리쉬난 외교장관이 환하게 웃고 있다.(트위터 캡처)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스위스(제네바)’란 명성을 6.12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분명히 확인했다. 또한 북한엔 자본의 힘과 함께 사회·문화적 발전상을 보여주면서 개혁·개방에 속도를 낼 원동력을 마련해줬을 것이란 분석들이 나온다.

‘철천지 적’도, ‘무조건 믿는 친구’도 없는 싱가포르. 싱가포르의 외교는 ‘모두가 친구’라는 것에 기초하고 있다. 영국과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은 경험, 인구 구성과 종교가 매우 다양해 한국과는 달리 ‘하나’란 인식이 부족하다.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ST)는 영자신문, 연합조보(聯合早報)는 중국어신문이다. 마주치는 사람들은 영어만도 중국어만도 쓰지 않는다. 때론 그 두 언어를 섞어서 쓰는 바람에 외국인들은 의사소통에 작은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 그래서 영어도 다소 발음이 다르다. 싱글리시(싱가포르식 영어)란 단어가 그래서 나왔다.

이런 구조적 특성들은 싱가포르에 “모두와 (적이 되는 대신) 친구가 되자”는 ‘적극적 중립’의 필요성을 일깨웠다. 그래야 입장이 뒤집혔을 때에도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ST는 이러한 자신들의 입지를 자랑스럽게 소개하면서 “북한이 더 나은 국가가 되는데 비전을 보여줬다”는 자체 칼럼을 싣기도 했다. 결과와 상관없이 북미 두 정상들이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만남을 가진 것이 적절했다는 것. ST는 “싱가포르는 상상력과 의지로 지어진 나라이며 여러 민족이 모여 역경을 극복하고 (제3세계에서) 제1세계 국가가 되는 성공을 이뤄낸 나라”라면서 “한 나라가 번영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모습이 북한 지도자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의 최근 한 칼럼도 “북한과 미국은 이번 회담 개최지인 싱가포르에서 우수한 공공 서비스와 의료 시스템, 정부의 여론 대응 등에 대해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흥미롭게도 싱가포르의 이러한 ‘모두가 친구’란 신조의 힘은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무장관이 ‘은둔의 지도자’로만 보였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찍은 ‘셀카’ 사진에서 잘 드러났다.

발라크리쉬난 장관은 지난 11일 밤 싱가포르에서 첫 외출에 나선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마리나베이 샌즈에 있는 플라워돔과 가든스바이더베이 식물원을 방문했고 같이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올렸다.

ST는 “싱가포르는 자신의 운명의 주인을 철저히 깨닫고 있다는 면에서 모두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에 기초하고 있고 그것이 북한에 영향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의 입국 때부터 만났던 발라크리쉬난 장관은 김 위원장이 리셴룽 총리와 만날 때에도 이스타나(대통령궁)에 있었다. 저녁엔 이렇게 마리나베이 샌즈 주변을 함께 걸으며 산책했고 이 시간들이 ‘따뜻한 외교’의 힘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격용일지 억지력으로서일지 모르는 핵무기 개발에만 전심전력해 왔던, 그래서 어떤 면에선 수비적이고 소극적일 수도 있었던 북한이 외교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는 부분임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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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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