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투자유치 마스터링] 5부

2018년 4월 16일 (월) 오전 6:47

6 0

[스타트업 투자유치 마스터링] 5부

지난 4부에서 투심위에서의 핵심 쟁점은 '시장성', '경쟁력(또는 차별성)', '사람(또는 조직역량)', 'EXIT(투자금 회수 및 수익) 가능성' 등 네 가지라 언급했다. 어떤 업체도 이 4개 기준에 의한 평가를 피해갈 수 없다.

다만 벤처투자의 특성 상 미래 결과를 현시점에서 예측하는 것이므로, 데이터를 해석하고 판단하는 기준과 성향과 우선순위가 VC별로, 심사역별로 다양함을 인지해야 한다. 즉 만약 여러 VC를 동시에 접촉하고 있다면, 서로 다른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여러 VC를 접촉하더라도 같은 이유로 투심위에서 부결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대부분 투심위에서 부결돼도 그 원인을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원인을 안다면 다음 준비라도 철저히 할 텐데, 대개 투심위가 부결되었을 때 담당 심사역과 대표이사가 감정 상 서로 껄끄러운 관계가 되어 이성적인 소통이 어려워지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창업자/스타트업이 많고, 그래서는 투자유치 활동의 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여기서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정리할 수는 없을 테니, 빈번하게 이슈가 되는 경우만 중심으로 다룬다.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니, 기회가 된다면 컨설팅 또는 멘토링을 통해 외부 도움을 받는 것도 좋겠다.

시장 자체가 성장성이 아주 낮거나 없는 경우 또는 사양세인 경우, 그 안에 속한 기업이 단독으로 역량을 제 아무리 발휘한다고 해서 환경적인 요인을 넘어설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런 유형의 업체는 십중팔구 투심위에서 0순위로 성장성 및 생존성에 도전을 받을 것이다.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선두사업자라면, 이런 시장에서도 다른 투자포인트로 어필하여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 그렇지만 후발주자면서 초기기업이라면, 힘든 투자유치 과정을 경험할 수 밖에 없을 듯하다.

인구수에 비례해서 시장규모와 성장세를 언급할 수 밖에 없는 비즈니스 모델(BM)을 가진 기업들이 대표적인 경우다. 예를 들어, 유아 관련 업종은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 및 저출산이 고착화된 국내 상황을 타개할 만한 사업전략을 피력하지 못하는 한 투자유치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간혹 미디어에서 '틈새시장을 노린 아이디어 상품'으로 성공한 회사를 접하기도 하지만, 투자자가 투자대상으로서 선호하는 지와는 다른 얘기이다. 지난 2부에서 벤처투자는 고위험/고수익(high-risk/high-return)을 기대하는 일종의 금융상품이라는 특성을 언급했는데, 그런 점에서 '틈새시장(niche market)'은 그 단어의 뉘앙스 자체가 벤처투자자가 선호하는 대상이 아니다.

단 틈새시장 공략이 사업전략으로서 무의미한 것도 아니고, 사회적으로 의미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이슈는 VC로부터 투자유치라는 측면에서 VC가 가지는 기대수익에 대한 눈높이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고, 애초부터 자금조달 또는 투자유치 전략으로서 다른 방법을 우선순위로 삼는 게 더 효율적이라 본다.

성숙 또는 정체된 시장과는 반대로, 시장 자체가 아직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경우는 각 심사역의 관점 차이 때문에 투심위에서 시각 편차가 큰 게 일반적이다. 벤처투자의 속성 상 이머징(emerging, 신흥시장) 아이템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VC에게는 일반적일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경험적/통계적으로 모든 이머징 아이템이, 그리고 모든 기업이 성장세로 올라서는 건 아니라고 밝혀져 있다. 에서 보듯 벤처투자 선진국인 미국조차도 통계적으로 투자원금을 하회하는 회수율 비중이 64.8%, 투자원금의 5배수 이내에서 회수되는 비중이 90.1%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버드비즈니스스쿨에 공개된 도 유사한 맥락을 보여준다(단 투자기간에 대한 정보가 없어 총 ROI는 5배수라 하더라도 연환산수익률 개념으로는 언급하기 힘듬). 결국 투자자 관점에서 생각하면, '고위험/고수익'에서 '고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할 지, '고수익'에 민감하게 반응할 지에 따라 투심위의 결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결국 시장 성장에 대해 얼마나 확신을 줄 수 있을 지가 투심위의 관건이 되겠다. 단 해외에서 성장세를 보이는 아이템이라고 해서 국내에서도 역시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음을 주의해야 한다. 가령 선진국 중심으로만 시장이 형성된 아이템들이 있는 것처럼 문화 차이를 배제할 수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VC업계의 '핫'한 투자테마였다가 1~2년 사이에 전세가 역전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유는 유행에 민감한 아이템인 경우 시장 평가에서 '업앤다운(up-and-down)'이 심하기 때문이다.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먹거리 제품 등의 범주에 해당되는 기업의 종류가 적지 않다. 결국 이 경우에 해당되는 기업이라면, 시장 지속가능성 및 사업 전략에 대한 설득 여부가 투자의사결정의 핵심이 된다.

사업에 따라서는 정부 규제의 적용, 인증 필수 취득 등 명시적인 진입장벽이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이에 해당되는 이벤트의 발생 전후로 업체에 대한 평가가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명시적인 조건은 없더라도, 생태계 내에 속하는 지가 진입장벽인 산업도 분명 존재한다.

방위산업 같은 경우는 이너서클(inner-circle)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어려워 확실한 진입장벽 역할을 한다. B2B사업을 하는 경우에도 대기업 납품 여부가 곧 시장진입장벽인 경우가 많다. 이에 해당되는 기업이라면 시장진입장벽 돌파의 확실성에 대한 설득 여부가 투자의사결정의 관건이 된다.

국내 시장규모가 정부보조금 지급규모와 일치하는 산업이 존재한다. 그리고 B2B 내지는 B2G 비즈니스 모델에서 고객사 또는 정부기관의 연간 예산규모의 총합에 의해 제약을 받는 산업도 존재한다. 이 경우 투심위에서 1순위 이슈는 종속성 및 성장성이다. 따라서 기업의 성장성과 확장성에 대한 전략적인 준비사항을 설득력있게 제시하는 게 핵심이 된다.

서비스 기업 중 플랫폼을 지향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점은 결과만 놓고 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문제는 이미 지향점이 동일해 경쟁할 수 밖에 없는 업체들도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게다가 플랫폼 사업의 특성 상 상위 몇 개 업체를 제외하고는 시장점유율이 대폭 떨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는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가 발생하지 않으며, 결국 부익부빈익빈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이런 부류의 업체에 대해 투자의사를 결정할 때 항상 반복되는 내용이다.

반면 시장 1~2위가 확실히 정착된 시장 상황이 아닌 경우에는, 선두사업자조차도 "후발주자의 모방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나"라는 질문에 항상 시달리고 있다.

결국 이런 경우 투자의사결정의 핵심은,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하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에 도달할 수 있느냐 없느냐, 그리고 얼마나 빨리 도달할 수 있느냐에 대한 확신이다.

사업 초기에는 컨셉도 좋고 특별한 이슈가 없으나, 사업이 확장될 경우를 상상하면 물리적으로 인력 또는 자금이 지속 투입돼야 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기업들이 있다. 필요 인력이 특정한 자격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 등 시장의 인력풀이 한정적이라면, 양질의 인력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공급 받을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작동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분명히 투자자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요인이 된다.

마찬가지로 사업 확장에 지속적으로 자금 투입이 필요한 비즈니스 모델은, 회사가 막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할 수 있느냐에 대한 확신을 얼마나 가지느냐가 투자의사결정의 핵심이 된다. 부정적인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다면 투심위 결과는 결국 부결로 이어질 것이다. 이에 해당되는 기업이라면 사업초기부터 비즈니스 모델 및 확장 전략에 대해 충분히 고민했어야 했다.

B2B 또는 B2G 수주산업의 경우는 매출의 변동성(fluctuation)이 커서 안정성이 낮다는 점 때문에, 많은 경우 투심위에서 논쟁이 되곤 한다. 특히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걸려있는 경우라면, 이 프로젝트의 수주 여부에 대한 확신 정도가 투심위에서 0순위의 의사결정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수주산업에서 해당 산업의 특수성 상 갑을관계 고착화로 인해 마진이 낮은 경우가 많거나, 또는 역마진이 존재하는 것도 수주산업이 저평가되는 이유 중 하나다. 가령 방위산업의 경우 방산원가법에 의해 마진율이 이미 고정되어 있다.

비즈니스 모델마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수주산업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니다. 다만 회사의 생존을 위해서도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할 필요는 분명히 있는데, 비(非)수주사업과의 혼합 등 전략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나라면 굳이 돈 내고 쓰고 싶지는 않은데...?" 담당 심사역 및 투심위 참석위원들이 생각하기에 자기 스스로가 고객 입장으로서 회사가 제시하는 고객가치를 납득하지 않는다면 투심위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 제시하는 고객가치가 설득력이 낮다는 의미다. 이는 비즈니스 모델이 B2B이든 B2C이든 B2G이든 상관없이 공통 적용되는 내용이다.

고객소구 포인트는 고객의 지불의향(willing-to-pay)과 연결되기 때문에, 낮은 고객소구 포인트는 당연히 고객의 가격민감도를 올리게 되고, 연쇄적으로 매출과 이익에 악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고객의 가격민감도가 높은 분야라면, 가격이 제1의 구매의사결정 포인트이므로, 지불할 의향이 있는 범위 이상의 가격을 책정했다면 그것 자체가 이미 고객소구에 실패했다고 봐야 한다.

사실 이런 상황이라면, 지금 투자유치를 시작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보는 게 객관적으로 맞을 것 같다. 전반적인 사업내용의 점검 및 수정 먼저 처리하게 맞다. 오히려 준비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유치 활동을 진행할 경우, VC업계에 부정적인 이미지만 남길 수 있다는 걸 주의해야 한다.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등 소위 '터지면 대박'이라는 인식이 있는 분야를 흥행사업(또는 흥행산업)이라고 한다. 단 반대로 '망하면 쪽박'이라는 인식도, 항상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 다닌다. VC업계 내에서도 이런 분야는 초고위험 투자대상이라 보고 있다.

이런 흥행사업에서 투자의사결정의 이슈는, 과거에 성공했다고 해서 또 성공할 것인지, 과거에 실패했다고 해서 또 실패할 것인 지에 대한 판단이다. 예전에 유행했던 유행어 '그때 그때 달라요'처럼, 경험적으로 편차가 너무 크다 보니 '진짜 모르겠다'라는 게 투심위에서 많이 나오는 솔직한 의견이다.

이 부류에 해당되는 기업이라면, 최대한 논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는 게 최선이지만 그리 만만치 않다. VC 중에서도 일부가 흥행사업에 투자를 진행하는 만큼, 창업자/스타트업은 컨택할 대상을 좀 더 좁힐 필요가 있다.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수익모델, 즉 돈 버는 방법이라는 게 존재한다. 제품판매모델, 서비스요금모델,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정기결제)모델, 종량과금(pay as you go)모델, 정액과금모델, 광고모델, 거래수수료모델, 보조금모델 등이 대표적이다.

사실 비즈니스 종류는 다양하지만 거기에 적용되어 있는 수익모델별로 분류하면, 수익모델 그 자체는 그렇게 다양한 편은 아니다. 투심위에서 이슈가 되는 경우는, 우리가 이미 익숙한 비즈니스와 수익모델 간의 일반적인 매칭 관계가 있는데, 이를 벗어나는 수익모델을 제시할 경우 설득력이 낮아진다는 점이다.

가령 구글이 검색 서비스에서 광고 수익모델을 배제하고, 내일부터 검색속도를 높이기 위해 '광고없는(ad-free)' 종량과금을 도입하겠다고 한다면, 우리는 그 방식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구글이 과연 향후에도 수익을 내고 사업을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물론 어떤 기업이 수익모델 또는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해 시장파괴적인 입지를 구축할 수도 있다. 결국 익숙함과 혁신 사이에서 투심위에서는 어느 쪽으로 의견이 기울어지느냐에 따라 가결과 부결이 결정된다.

수익모델 그 자체에는 이견이 없더라도 가격정책이 부적절하면, 이 또한 투심위의 주요 논의포인트가 된다. 투심위원들이 "이 가격에 소비자가 이걸 쓸까?"라는 의심이 일단 들면, 투심위가 매끄럽게 진행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광고수익모델은 너무나 많은 업체들이 제시하는 수익모델이라 조금 더 언급겠다. 광고수익모델이 기대만큼 작동하려면, 해당 플랫폼이 반드시 광고채널로서 매력도가 있어야 하고, 당연히 채널 매력도에 따라 광고단가가 결정된다. 말하고자 하는 바는, 광고채널 매력도를 어떻게 높일 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개연성있는 설득 없이, 막연한 기대에 기반한 장밋빛 전망을 투심위원들이 쉽게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비스 또는 콘텐츠 또는 플랫폼이 본질적으로 매력이 있어야 하는 게 기본이다. 여기다 광고채널의 매력을 위해서는 1인당 서비스 사용건수(트래픽)가 많거나 또는 서비스 체류시간이 긴 특성 중 최소한 한가지는 확실히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러면 기획단계부터 확신을 들 만큼 충분히 고민한 것인지 창업자/대표이사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

혹자는 국내 시장이 작다고 말하고, 또 혹자는 작지 않다고 말하는데, 관점의 차이일 뿐 둘 다 맞는 얘기다. 업종별로는 절대적인 규모가 작을 수도 있지만, 수익모델 및 시장 경쟁 정도에 따라 상대적인 관점에서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필자는 국내 시장은 작다고 보는 사람에 속한다. 다만 투자유치를 준비하는 창업자/스타트업이 알아야 할 부분은, 막연하게 중국 또는 해외로 진출하겠다는 언급만으로는 이제 투자업계에서 믿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많은 업체를 검토하면서 느낀 점은, '안(국내)에서 검증되지 않은 업체가 밖(해외)에서 잘 할 리가 없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나가서도 샌다'라는 것이었다. 막연한 해외진출이 아닌 실질적인 진행과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연재에서는 투심위의 4대 쟁점 중 '시장성'에 관해 집중적으로 알아봤다. 위에서 언급한 열두가지 경우를 보더라도, 창업자/스타트업이 사업 아이템을 정하고 전략을 세우는 초창기부터 고민을 충분히 해야 한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투심위가 닥쳐서 수정할 수 있는 성질도 아니거니와, 그런 임기응변적 대응은 회사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뜻인 만큼 투심위원들의 평가에 악영향만 미칠 수 있다.

다음 6부에서는 '경쟁력(또는 차별성)', '사람(또는 조직역량)', 'EXIT(투자금 회수 및 수익)' 관점의 투심위 부결 원인들을 알아본다.

비아이지글로벌은 영국 본사와의 협업을 통해 유럽, 미국, 중국 등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과 투자유치에 특화된 글로벌 액셀러레이터다. 중국 하드웨어 전문 액셀러레이터 '大公坊(대공방)'의 국내 유일 공식 파트너로서 '대공방코리아'를 운영 중이다.

출처 : news.donga.com

카테고리 페이지로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