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처럼 외로운 지소연, 부담 덜고 월드컵 이끈다

2018년 4월 16일 (월) 오전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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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처럼 외로운 지소연, 부담 덜고 월드컵 이끈다

관심이나 조명이 남자대표팀에 비해 떨어져서 감흥이 덜하지만, 사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에는 세계적인 선수가 속해 있다. 많은 이들의 생각대로 주인공은 ‘지메시’라 불리는 지소연이다.

어려서부터 비범했던 지소연은 지난 2014년,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하는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에서도 정상의 클럽 첼시 레이디스에 입단하며 큰물로 나갔고 여전히 뛰고 있다. 단순한 ‘진출’ 수준이 아니다. 첼시에서 지소연의 존재감은 확실하고, 리그 내 톱클래스로 분류된다.

지소연은 2014-2015시즌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다. 선수들에게 인정받는 선수라는 뜻이다. 지소연은 PFA가 16일 발표한 2017-2018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6-2017시즌에도 후보였던 것을 포함, 내내 정상급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남자들의 프리미어리그와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의 규모와 수준을 동일시 할 수는 없으나 지소연의 ‘레벨’이 특별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선수가 한국 대표팀 소속이라는 것은 자랑스럽고 한편으로는 신기한 일이다.

현재 지소연은 요르단에서 펼쳐지고 있는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에 출전중이다. 이번 대회는 내년 프랑스에서 열리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을 겸하고 있어 비중이 더 큰데, 한국은 마지막 갈림길에 서 있다.

대표팀은 지난 1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끝난 베트남과의 조별예선 최종 3차전에서 4-0으로 승리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 강호 호주, 일본과 모두 0-0 무승부를 기록했던 한국은 1승2무 승점 5점으로 조별예선을 마쳤다.

대회 내내 선전했으나 기대했던 4강 진출은 무산됐다. 같은 시간에 펼쳐진 호주와 일본전이 1-1 무승부로 끝나면서 한국은 조 3위에 머물게 됐다. 한국-호주-일본은 모두 1승2무로 동률을 이뤘으나 세 팀 간 다득점에서 한국이 밀린 결과다.

캐나다 월드컵 본선 티켓은 상위 5개국에게 주어지는데,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각조 2위까지는 본선 직행권을 받고 각조 3위는 마지막 1장을 두고 외나무다리 승부인 5·6위 결정전을 치르게 된다. 그 운명을 건 단판승부가 17일 오전 2시 킥오프 된다. 상대는 필리핀.

벼랑 끝 승부라는 것은 분명 달갑지 않은 조건이긴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을 견줄 때 필리핀은 그리 부담스러운 상대는 아니다. 필리핀의 여자축구 FIFA 랭킹은 72위다. 한국은 16위이고 한국이 4-0으로 대파했던 베트남은 35위였다. 한국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상대다. 관건은, 아쉬움 때문에 가라앉은 분위기를 얼마나 빨리 털고 경기에 임할 수 있는가이다.

윤덕여 감독은 베트남전이 끝난 뒤 “라커룸 분위기가 침체됐다”고 우려하면서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니까 우리 선수들이 힘내서 잘해줬으면 한다. 조별예선은 마무리됐지만 아직 5-6위전, 월드컵 티켓 최종 결정전이 남았다”고 선수들을 격려한 바 있다. 그 박수소리를 가장 많이 들어야할 선수가 지소연이다.

대표팀 공격의 핵인 지소연은, 아쉽게도 이번 대회에서 아직 골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상대의 견제가 집중된 탓도 있고 스스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에 발목이 잡힌 영향도 있어 보이는 결과다. 기대가 컸기에 아쉬움도 남지만, 스스로의 씁쓸함에 비할 바가 아니다.

몇몇 경기에서 포인트가 없다고 지소연의 가치가 퇴색되는 것은 아니다. 자타공인, 한국 여자축구의 핵이고 대표팀이 내년 프랑스 여자월드컵에서 경쟁력을 보이기 위해서는 지소연의 비중이 지대하다. 결국 스스로 이겨내는 길 밖에는 없다. 남자대표팀의 손흥민이 그렇듯, 그것이 또 에이스의 숙명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필리핀과의 5-6위전은 또 중요하다. 아쉬움을 털어버릴 수 있는 시원한 승리가 필요한 경기에서 지소연이 짐을 내려놓는 골을 터뜨려준다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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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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