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 안철수를 붙잡을 수밖에 없는 이유

2015년 12월 12일 (토) 오전 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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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 안철수를 붙잡을 수밖에 없는 이유

안철수 의원 측은 지난 11일 오후 기자들에게 13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당내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에게 최후통첩을 제시한 지 일주일 만이다. 이에 따라 안 의원이 탈당 결심을 굳혔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안철수 의원의 측근인 송호창 의원은 1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안 전 대표와 장시간 얘기를 나눴다. 탈당으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며 “안 전 대표가 지난 6일 자신이 제안한 혁신 전당대회를 마지막 제안이라면서 재차 촉구했으나 문재인 대표가 다시 거부 의사를 표시했기 때문에 이미 상황은 끝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후 안 의원이 이미 6일 저녁 이종걸, 최재천, 유성엽, 노웅래 등 비주류 의원들과 만났고 사실상 탈당하자는 방향의 이야기가 오고갔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13일 밝힌 기자회견문에는 탈당 의사와 총선 인적쇄신안이 담길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정치권의 관심은 안 의원의 탈당이 비주류계 의원들의 연쇄 탈당으로 이어지느냐이다. 안 의원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문병호 의원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20명~30명까지 탈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병호, 노웅래, 최원식, 황주홍 등 수도권 및 호남 비주류 의원 14명이 결성한 ‘구당 모임’ 소속 의원들이 탈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쇄 탈당이 발생한다면 수도권과 호남 지역 비주류계의 좌장이라 할 수 있는 김한길, 박지원 의원의 탈당이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박지원 의원은 11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분열하면 망한다. 지도자들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안 의원이 실제 탈당을 하고 수도권과 호남 의원들과 합류해 신당이나 독자세력을 구축할 경우 꼭 전망이 밝지는 않은 상황이다. 수도권 의원들의 경우 새정치연합과 나누어서 총선에 출마하게 되면 자칫 ‘공멸’할 가능성이 크다.

호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안 의원이 호남 비주류와 함께할 경우 그가 내세웠던 혁신의 명분은 ‘결국 공천 때문에 탈당했다’는 비판에 갇히게 된다. 안 의원이 호남 비주류보다 더 참신하고 개혁적인 인물들을 선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호남 민심의 변화도 변수다. JTBC 뉴스룸과 리얼미터가 1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7일 10.4%였던 문 대표의 호남지역 지지율은 10일 26.7%로 급등했다. 반면 안 의원의 호남지역 지지율은 7일 21.1%에서 8일 35.2%까지 치솟았다가 10일에는 13.2%까지 추락했다. 호남지역이 문재인 대표에 대한 반감으로 문 대표와 맞서는 안 의원을 지지했지만, 막상 당이 갈라지는 것에는 반감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안 의원이 탈당이라는 배수진을 치며 문 대표의 항복을 얻어내려 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굳이 11일 탈당 관련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실제로는 13일에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것이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문 대표에게 시간을 준 셈이다.

문재인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렇게 (탈당으로) 가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안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마지막으로 함께 만나서 대화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의원을 만나 이 같은 의견을 전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답했다.

새정치연합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안철수가 차라리 빨리 탈당해야 한다’ ‘나갈 사람은 나가라’는 반응도 많다. 오랫동안 지속되는 당내 갈등이 어떤 방식으로든 빨리 끝나야 총선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안 의원의 탈당 이후에도 새정치연합의 내홍이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안철수 의원이 나오느냐 마느냐와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은 별개의 문제다. 설사 안 의원을 따라 사람들이 집단 탈당을 하지 않더라도 문재인 단일체제로 새정치연합이 잘 돌아갈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1일 문희상, 이석현 의원 등 3선 이상 중진 의원 14명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전당대회는 비대위 협의로 결정하라고 권고했으나 문 대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범주류로 분류되는 유승희 의원도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사퇴 및 통합전대 개최’를 주장했다.

문재인 의원 측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11일 기자회견에서 “부처님·예수님이었어도 봉합의 길을 택했을 지 모른다. 하지만 이 길은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표가 봉합의 길을 택하면 문 대표와 단호하게 길을 달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미 봉합은 안 된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안 의원이 실제 탈당할 경우, 봉합하지 못한 문 의원이 잘못했다는 측과 계속 마이웨이를 가야한다는 측이 대립하면서 당내 갈등의 여진은 계속될 수 있다. 이 여진이 계속되면서 안 의원의 탈당 여파가 그에 비례해 더 커질 수도 있다.

윤 실장은 “유승희 의원 등 안철수 의원 측 사람도 아니고 비주류로 분류되지 않는 이들이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안 의원의 탈당 이후) 다른 후폭풍이 일어날 수 있다”며 “문 대표에게 고도의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출처 : 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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