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Hub 과 함께 가장 핫한 토픽에 관한 새로은 소식들을 분단위로 받아보세요. 지금 설치하세요

[톱클래스] 미술의 본질을 탐구하면서 산뜻하게 그리고 싶어요

2017년 7월 8일 (토) 오후 2:19
4 0
[톱클래스] 미술의 본질을 탐구하면서 산뜻하게 그리고 싶어요

서상익은 어렸을 때부터 생각과 고민, 꿈을 모두 그림으로 표현했다. 그는 2008년 첫 개인전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자신이 살던 자취방 침대에 사자가 누워 있는 장면 등 현실과 비현실, 일상과 상상을 넘나드는 그림들이었다. 그리고 진보를 거듭한 지금 그는 미술의 본질을 끈질기게 탐구하되 보는 사람은 무겁지 않게 느끼도록 산뜻하게 그리고 싶어 한다.

몇 시쯤일까? 북적거려야 할 햄버거 가게가 텅 비어 있다. 천장에 매달린 조명이 실내를 환하게 밝히고 있고, 검은색 옷을 입은 세 명의 남자가 구석에 앉아 있거나 서 있다.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괜한 긴장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현대 도시인의 고독과 소외를 그린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 떠오르기도 한다.

5월 10일까지 통의동 아트팩토리 서울에서 열린 서상익 개인전에 전시된 작품 〈Anotherday-느와르적 풍경2〉이다. 또 다른 작품 〈Anotherday-11월의 비〉에서는 샌드위치 가게 서브웨이(SUBWAY) 간판이 선명한 건물이 보인다. 밖은 어둑한데 실내는 환하게 조명을 밝히고 있다. 두 작품 모두 작가가 시카고를 방문했을 때 봤던 장면을 바탕으로 그렸다고 하지만, 현대 도시의 풍경이 어디나 비슷하기 때문인지 우리 정서에도 금방 와 닿는다.

“서울에 있을 때도 제가 찾는 공간은 이런 분위기입니다. 늦은 밤이나 새벽에 주로 24시간 운영하는 카페에서 사람을 만나거든요. 북적이던 도시가 적막에 잠겼을 때 홀로 불을 밝히고 있는 곳이죠. 환하게 붉을 밝히고 있는 텅 빈 공간이 주는 묘한 긴장감이 있어요. 풍요롭고 화려해 보이지만 사실은 불안하고 쓸쓸한 내면을 드러내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이렇게 공간 자체가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브웨이 건물 앞에서 기타를 치고 있는 남자는 록그룹 건스앤로지스의 기타리스트 슬래시이고, 건물 바깥의 철제 계단에 서 있는 남자는 작가 자신이다. 중·고등학교 때 그는 록음악과 홍콩 느와르 영화에 빠져서 살았다고 한다. 남자아이들이 폭력성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던 시기, 그는 싸움을 싫어했다. 대신 방안에 틀어박혀 그림을 그리고, 록음악을 듣고 느와르 영화를 봤다. 그림과 음악, 영화는 겉으로는 잔잔하지만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던 그의 내면을 발산하는 통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벌어질 듯 긴장감이 감도는 그의 작품에서 느와르 영화의 영향을 엿볼 수 있고, 그 시절 그의 우상이었던 록 뮤지션 슬래시와 커트 코베인이 종종 작품에 등장한다. 다섯 살이 되어서야 말하기 시작했다는 작가는 말하기보다 그리기가 더 빨랐다고 한다. 기억이 가물가물한 어린 시절부터 그는 뭔가 그리고 있었다.

“웬일인지 부모님은 절대 장난감을 사주지 않으셨어요. 세뱃돈으로 장난감을 사와도 환불하라고 하셨죠. 그래서 정말 갖고 싶었던 로봇 장난감을 그림으로 그렸어요. 형이랑 방을 같이 쓰면서 꿈꾸던 혼자만의 방도 그림으로 그렸죠.”

그는 어렸을 때부터 이런 식으로 생각과 고민, 꿈을 모두 그림으로 표현했다. 서울대 서양화과와 대학원을 다닌 그는 2008년 첫 개인전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자신이 살던 자취방 침대에 사자가 누워 있는 장면 등 현실과 비현실, 일상과 상상을 넘나드는 그림들이었다.

“그때는 최대한 진짜같이 재현해보려고 했어요. 사자가 자취방 침대에 누워 있을 리는 없잖아요? 상상을 실제같이 세밀하게 재현할수록 ‘진짜일까?’라는 착각을 일으키며 현실과 충돌하는 힘이 커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다 보니 사진처럼 묘사할 수 있게 되었고, ‘무슨 이야기를 할까, 뭘 그릴까’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답답해지더라고요. 이야기를 짜 넣는 데 집중하다 보니 그리는 쾌감에서는 점점 멀어졌거든요. 포토샵을 활용해 초현실적인 작업을 하는 사진작가들을 보면서 ‘저건 사진이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재정립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어떤 것은 사진으로 표현하는 게 낫고, 어떤 것은 글로, 어떤 것은 퍼포먼스로 표현하는 게 적당합니다. 그렇다면 왜 굳이 그림으로 그려야 할까? 어떤 방식으로 그려야 할까라는 근본적인 고민을 오랫동안 했던 것 같아요. 어떤 이야기를 그리느냐는 2차적인 문제이고, 물감을 어떻게 사용할까, 붓질을 어떻게 할까를 고민하고 실험했습니다. 그랬더니 이야기가 약해졌다면서 ‘예전만 못하다’는 컬렉터나 화랑 관계자들도 있어요. 물론 요즘 작품이 더 좋다는 사람들도 있지만요.”

출처 : news.chosun.com

소셜 네트워크에 공유 :

댓글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