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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수당 계급론 등장…“내가 정부 인증 상위 10%다”

2018년 9월 16일 (일) 오전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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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수당 계급론 등장…“내가 정부 인증 상위 10%다”

한 인터넷 육아정보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아동수당을 받지 않는 것이 ‘정부의 금수저 인증’처럼 여겨져 부모들 사이 위화감을 조성하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아동수당 수급 부적격 판정이 본의 아니게 가정의 높은 경제력을 나타내는 지표가 되고 있다. 금수저, 흙수저 등 ‘수저계급론’이 ‘아동수당 계급론’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두 계급론의 차이가 있다면 ‘수저계급론’이 상대적 의미를 가졌다면, ‘아동수당 계급론’은 객관적 심사를 거친 정부 공인 지표라는 점이다.

아동수당 지급 대상 부적합 판정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또 다른 글에는 ‘정부 기준 상위 10% 인정을 기뻐해야 하는 건지…’라는 대목도 보였다.

이 글에는 ‘집 두채 있는 것도, 남편 월급도, 대출 없는 것도, 바로 융통할 수 있는 돈이 2억 있다는 것도 부럽다. 월 10만원 안 받아도 되니 저 정도 되면 좋겠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만 0~5세 아동에게 매달 10만원 지급하는 아동수당은 2인 이상 전체 가구 기준 소득·재산 하위 90%만 받을 수 있다. 아동수당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자연히 소득·재산이 상위 10%라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에서 2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워킹맘 윤나리(가명·34살·은평구)씨는 “회사 동료들과 아동수당을 받는지 얘기하며 내 주변에 우리나라 상위 10%가 있는 걸 처음 알았다”며 “자격지심인지 쑥스럽다는 듯 웃으며 말하는데 ‘난 너희 서민들과 다르다’는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강원도에서 4살 딸을 키우고 있는 유혜신(가명·36·여성·정선군) 씨는 “꼴랑 10만원 주기 위해 가구별 세무조사를 한 정부가 한다는 게 상위 10% 선별이라니 참 한심하다”며 “강남에서는 아동수당 받으면 왕따 당하는 거 아니냐는 우스갯 소리도 한다”고 일갈했다.

아동수당을 받지 않는 사람도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30~40대에 상위 10%의 재력을 가졌다는 것이 알려지며 불필요한 관심을 받기 때문이다.

40대 들어 첫아이를 낳은 김정민(43·서대문구) 씨는 “서울에서 맞벌이하며 어느 정도 소득을 올리는 집은 나처럼 못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아동수당 못 받는다니 아버지 직업을 묻는 사람이 있어 불쾌했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모든 아동의 권리인 아동수당을 보편적 복지로 받아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건희 손자까지 수당을 줘야 하냐’는 목소리도 있지만, 아동의 권리는 소득 수준에 상관 없이 존중돼야 한다는 의미다.

또 전문가들은 대상자 선별에 들어가는 행정적 비용과 위화감 조성이라는 사회적 비용을 더하면 손실이 보편적 지급에 따른 비용보다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7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아동수당을 선별적으로 지급해 드는 행정비용이 770억~1150억원이라고 추산했다. 금융 재산 조사 통보 비용, 국민 불편 비용, 복지 담당 공무원 인건비 등이 반영된 값이다. 모든 아동에게 수당을 지급할 때 드는 행정비용은 96억원이었다.

0~5세 아동 252만명 가운데 95.6%가 아동수당을 받는다. 아동수당을 받지 못하는 아동은 11만명으로 전체 아동의 4.4%다. 아동 4.4%를 제외해 아낄 수 있는 예산은 1320억원이다.

지급 대상 선별 작업에 드는 행정비용 최댓값과 아동 4.4%를 제외해 아낄 수 있는 예산 차이는 170억원이다. 여기에 사회적 비용까지 고려하면 그 차이는 더 줄어들거나 역전될 수 있다.

송다영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람에게 숫자를 붙여 줄 세우기 좋아하는 한국 사회에서 아동수당 선별 지급에 따른 사회적 위화감 조성은 예견됐던 일”이라며 “아동수당만큼은 보편적 복지 차원에서 도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출처 : 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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