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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에서 매장 진열까지 12주… 연 매출 2조원 넘어

2017년 12월 5일 (화) 오전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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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에서 매장 진열까지 12주… 연 매출 2조원 넘어

글로벌 패션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많은 업체의 실적이 악화되는 가운데 신발·액세서리를 판매하는 캐나다 패션 브랜드 '알도(ALDO)'는 최근 꾸준히 사업 규모를 확장했다.

가족기업인 알도그룹은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기업 금융 데이터를 연구하는 시장 조사 업체 프리브코에 따르면 알도그룹의 순매출액은 2013년 18억1000만달러(약 2조300억원)에서 2014년 18억5000만달러(약 2조700억원), 2015년 20억2000만달러(약 2조2600억원)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1억달러(약 2조3520억원) 수준을 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알도는 우리나라 소비자에게도 인기 있는 신발 브랜드다. 2011년에 한국에 진출한 알도는 현재 서울 강남·이태원·신사동·여의도 등 1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알도는 모로코 출신 '알도 벤사던(Aldo Bensadoun)'이 1972년 캐나다 퀘벡 몬트리올에서 설립했다. 구두를 수선하던 할아버지와 신발 판매업으로 생계를 꾸린 아버지 덕분에 신발에 익숙했던 그는 캐나다 맥길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뒤 신발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유행하던 클로그(앞은 막혀있고 뒤는 뚫려 있는 나막신 모양의 신발)를 캐나다 시장에 출시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이후 알도는 최신 유행하는 신발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며 탄탄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고, 45년 동안 전 세계로 시장을 넓히며 성장했다.

알도는 여성용 샌들·부츠·구두는 물론 남성용 신발·가방·모자·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있다. 주요 도시의 번화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알도 매장은 고급 패션 제품을 파는 부티크처럼 보이지만,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그다지 비싸지 않다.

알도 매장에 방문하는 소비자들은 언제나 며칠 전 유행잡지에서 본, 마음에 드는 신발 한두켤레를 살 수 있다. 알도는 매 시즌 가장 유행하는 디자인을 포착하고 빠른 시간에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한다. 알도는 '자라' 'H&M' '포에버21'보다 훨씬 앞서 탄생한 '패스트패션 브랜드(최신 유행을 반영한 디자인의 의류·신발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브랜드)'인 셈이다. 2004년 몬트리올에 세워진 알도캠퍼스에는 디자인 인력이 근무하는 본부 사무실뿐 아니라 유통센터도 들어서 있다.

알도는 비교적 낮은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최신 유행하는 디자인과 좋은 품질을 고수하는 장인정신을 강조한다. 디자이너들은 매년 파리·뉴욕·런던·밀라노·도쿄 등을 여행하며 가장 유행하는 트렌드를 포착하고 이를 제품 생산에 바로 반영한다. 세계 주요 도시의 패션쇼와 스트리트 패션을 살핀 디자이너들은 5000개의 디자인 샘플을 그리고 바이어와 경영진, 디자이너들이 함께 생산할 디자인을 추린다. 샘플이 그려지고 생산된 제품이 매장에 진열되기까지는 12주가 걸린다. 이 작업은 6주마다 반복된다.

알도는 다른 패션 브랜드보다 빠른 속도로 생산 결정을 내려 비용을 줄임으로써 가격을 낮추고 품질은 높였다. 데이비드 벤사던 알도 최고경영자(CEO)는 "신발은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우리는 좋은 신발을 만드는 생산자인 동시에 유통 전문가이기도 하다"며 "어떤 제품을 팔지, 어떻게 가격을 결정해 어디에 팔지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캐나다 기업이 이웃 국가인 미국으로 시장을 넓히려 하지만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다. 미국 소비자들이 캐나다 제품을 다소 낮게 평가하는 데다 캐나다 기업이 자국과 다른 미국의 문화와 소비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알도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1993년 미국에 처음 진출할 때 미국 뉴욕 플래츠버그에 첫 매장을 열었다. 이곳은 알도 본사와 멀지 않은 곳으로, 알도는 대도시에 먼저 진출하기보다 본사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서 해외 진출을 위한 물류·마케팅 실험을 시작한 것이다. 알도는 도시 여성 소비자를 주요 타깃으로 꾸준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소규모 매장을 늘리는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유행에 민감한 젊은 여성 소비자가 주목하면서 알도는 안정적으로 미국 시장에 정착할 수 있었다.

미국에서의 성공은 알도가 세계로 시장을 확대하는 발판이 됐다. 북미를 장악한 알도는 1994년 이스라엘에 진출하면서 국제 사업 모델을 개발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중동 지역에 매장을 내기 시작했다. 2002년에는 옥스퍼드와 닐스트리트 등 세계에서 가장 다이내믹한 패션 시장으로 꼽히는 영국 런던에 진출했다.

알도가 아시아 시장에 상륙한 것은 2003년이다.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인도·러시아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지금은 남극 대륙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 진출한 기업이 됐다. 알도는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때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매장 디자인, 고객 서비스, 제품 진열 방식 등을 달리함으로써 지역화 전략에 주의를 기울였다. 물론 전 세계를 관통하는 알도만의 정체성은 잃지 않았다. 현대적인 디자인은 모든 도시의 알도에 공통적인 특성이다.

알도그룹은 대표 브랜드 알도를 비롯해 콜잇스프링·글로보·미스터비스 등 다양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청소년과 남성 소비자 등 타깃 소비자를 보다 세분화해 수요층을 넓히는 전략이다. 알도 매장에서 판매되는 신발이 평균 80~120달러 정도라면 콜잇스프링이 판매하는 신발 가격은 50~80달러 정도다. 색감이 더 화려하고 자유로운 활동성을 강조한 디자인의 제품이 많다. 10대 청소년과 20대 초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브랜드다. 글로보는 아이들과 함께 쇼핑하는 가족 소비자를 겨냥한다.

알도그룹은 1972년 알도 벤사던이 설립한 가족 기업이다. 창업자 벤사던은 모로코 출신이지만 프랑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미국과 캐나다에서 학위를 받았다. 신발 사업을 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졸업 후 사회 생활을 시작한 곳이 '옐로슈즈'라는 작은 신발 가게였고, 이후 신발 사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알도를 설립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17억달러(1조9000억원)로 추정된다.

출처 : new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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