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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피 흘리지 않는 전투체험'…육군 과학화전투훈련단

2018년 10월 14일 (일) 오전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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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피 흘리지 않는 전투체험'…육군 과학화전투훈련단

【인제=뉴시스】김성진 기자 = 전장에서의 경험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평화 시기에도 전쟁을 준비하는 군에는 숙련도 높은 장병이 필요하지만, 실제 전투를 접한 장병은 드물다.

육군은 최근 인구감소로 인한 병력감축과 병 복무기간 단축에 대한 대비책으로 '워리어 플랫폼' 등 첨단장비를 보급하는 한편, 장병의 숙련도를 높이기 위한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그 대안 중 하나가 바로 '과학화 전투훈련'이다. 과학화 전투훈련은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도 실전같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는 체계를 의미한다.

미 육군 국립훈련센터(NTC)는 전장과 유사한 전투경험을 한 장병이 실제 전장에 투입돼 사망할 확률이 50% 이하로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방부 출입기자단은 지난 11일 강원 인제군에 위치한 육군 과학화전투훈련단(KCTC)을 찾아 이른바 '피 흘리지 않는 전투체험', 과학화 전투훈련에 참가했다.

지난 2010년부터 연간 4만9500여 명을 투입해 지난 8월 개편한 이곳은 미국, 이스라엘과 더불어 세계 3개뿐인 여단급 과학화전투훈련단으로 면적은 3652만평, 여의도의 41.6배에 달한다.

훈련단은 약 160㎞에 달하는 전술도로와 건물지역 전투, 공중강습 작전, 도하작전 등 특수작전을 숙달할 수 있는 훈련장을 갖추고, 총 48종 8만5000여 점의 훈련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과학화 전투훈련은 레이저를 이용한 마일즈(MILES)라고 불리는 교전훈련 장비를 통해 이뤄진다. 개인화기·공용화기·전차 등에 장비를 설치하고 교전을 하면 기지국·광케이블 등을 통해 교전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훈련통제본부에 전송된다.

동시에 훈련에 참가한 개인·차량·전차 등은 피격될 경우, 전송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경상·중상·사망 또는 파괴 등 판정을실시간으로 통보받는다. 화생방 상황에서는 9초 안에 방독면을 쓰고 호흡하지 않으면 정화통에 달린 발신기가 신호를 보내 사망 판정을 받게 된다.

공군 ACMI(공중전투 기동장치)와도 연동돼 항공지원을 요청할 경우, 전투기가 공군용 마일즈인 포드(POD)를 싣고 출격해 공격을 가할 수도 있다. 이는 미군 과학화 전투훈련 체계에도 없는 것이다.

전투기 공세가 이뤄진 곳에는 '전장효과 장비'가 동원돼 공격시점에 맞춰 폭음·연막을 상공에서 터뜨린다. 지상에서는 발칸 등으로 대응사격도 가능하다.

헬기의 경우 기동헬기(수리온)에 전투훈련 장비를 부착해 훈련이 가능하지만, 아파치와 같은 공격헬기용 훈련 장비는 추가 개발 예정이다.

이날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개인화기·대전차화기 등의 시연이 펼쳐졌다. 취재진은 마일즈 장비와 공포탄이 장착된 K2소총으로 표적지에 사격을 했다. 표적을 맞추자 신호음이 울리며 붉은색 등이 들어와 적이 사살됐음을 알렸다.

크레모아 폭발 시범도 이어졌다. 스위치를 누르자 '펑'하는 소리와 함께 크레모아 주변에 세워진 4개 표적지에 모두 공격이 적중했다는 의미의 붉은 등이 들어왔다.

대전차 로켓인 팬저파우스트3(PZF-3) 시범도 실시됐다. 모의탄을 장착한 팬저파우스트3는 후폭풍까지 구현됐다. 팬저파우스트3가 연기를 뿜으며 발사음을 내자 목표물 트럭의 발신기에서 격추됐다는 의미의 붉은 등이 들어오고 신호음이 울렸다.

이와 함께 곡사포 등이 발사될 때 효과를 묘사하는 장비도 선보였다. 픽업트럭에 실린 장비는 훈련에서 포탄이 발사되면 좌표에 맞춰 상공에 폭음을 내는 탄을 발사한다고 훈련단 관계자는 설명했다.

관계자는 "특히 야간에 포격음이 들릴 경우 장병들도 공황에 빠진다"며 "이를 체험하고 극복하는 것도 하나의 훈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라이트' 과학화 전투훈련 체험은 전문 대항군 10명과 취재진 15명의 쌍방 교전으로 진행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대항군으로 선발된 장병들은 훈련성과를 높이기 위해 적의 전술을 직접 훈련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단은 이날 마일즈 장비가 장착된 전투조끼와 헬멧, K2 소총을 지급받고 훈련에 임했다. 헬멧 좌우에 2개, 조끼 앞뒤와 양옆에 4개 등 6개의 감지기가 몸에 장착됐다.

과거의 경우 유선으로 됐으나 신형 장비는 소형화·경량화돼 기존보다 500g 정도 가볍게 만들어졌다. 장비가 장착된 전투조끼 무게는 4.5㎏ 정도로 실제 전투조끼와 무게 차이가 없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취재진은 전투에 앞서 정찰용 드론봇을 통해 적의 위치를 파악했다. 드론봇은 상공에서 대항군의 위치를 찾아냈고, 이를 바탕으로 작전을 짠 후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됐다.

취재진에게는 공포탄 20발이 주어졌다. 포탄음과 함께 전방에 연막탄이 터졌다. 연막탄이 앞을 가렸지만, 대항군의 사격 때문에 쉽게 나아가지 못했다. 연막탄이 추가로 터지자 앞에 설치된 엄폐물로 몸을 옮길 수 있었다.

공포탄 소리와 포격 소리 등으로 훈련장은 실제 전투를 방불케 했다. 몸을 최대한 숨기고 있었지만 5분이 지나지 않아 "경상"이라는 안내음이 장비에서 울렸다. 통제관의 조치에 따라 기다렸다가 다시 전투에 임할 수 있었다.

또 한창 전투를 하는 도중에 긴장감 때문에 탄환을 얼마나 소비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조끼에 장착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총알이 주변을 지나가는 효과음도 장비를 통해 구현됐다.

기자는 대항군에게 10발 정도 사격을 시도했지만, 결국 "사망"이라는 경고음을 듣게 됐다. 중상이나 사망의 경우, 실전처럼 들것에 들려 밖으로 나가게 된다. 이때 전투훈련분석실에서는 누가, 누구를 공격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사망'이라는 비보를 접한 기자는 영면 체험 장소로 이동했다. 훈련장 한쪽에 마련된 체험 장소에는 태극기와 함께 시신을 운반할 때 사용하는 가방이 놓여 있었다.

기자들이 한명 두명 영면 체험 장소로 실려왔다. 이날 취재진은 전원사망, 대항군은 6명이 사망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마지막까지 남은 기자들은 탄환을 모두 소모해 대항군에게 붙잡혔다.

30여 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쌀쌀한 날씨에도 등에 땀이 날 정도로 격한 훈련이었다. 취재진은 훈련 후 "전쟁의 무서움을 몸소 알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과학화 전투훈련단의 또 다른 특징은 지휘관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훈련 통제를 할 뿐만 아니라, 훈련분석실에서 사후검토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8000명의 전투병력을 분석할 수 있는 훈련분석실에서는 장병들이 서 있는지 누워있는지 등도 3D그래픽으로 확인이 가능했다. 또 전장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도뿐만 아니라 전투 당시의 기상분석도 가능하고, 훈련 데이터를 도표로 볼 수도 있었다.

지휘관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후검토를 통해 전술작전 등에 대해 자유토론을 한다. 스스로 문제점을 분석하고 보완책을 마련하게 해 지휘관의 기량을 향상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 훈련단은 자동화 설비를 갖춰 장비를 보급하고, 종료 후에도 RFID(무선인식) 태그를 통해 정확한 수량을 파악했다. 사용된 배터리 등은 컨베이어 벨트가 설치된 설비에서 고압으로 먼지를 털어내는 등 사후관리가 모두 자동화돼, 장병들이 훈련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과거에는 유선 마일즈 장비와 전투조끼를 분리할 수 없어 세탁이 안된 조끼를 그대로 쓰는 등 위생문제가 제기됐지만, 장비를 무선화하면서 세탁·건조가 가능해져 훈련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한경록 육군 과학화전투훈련단장(준장)은 "평화의 시대이지만 군인은 유사시를 대비해 확고한 전투준비태세를 완비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육군 전투력 창출의 메카이자, 미래 전승의 요람으로써 자리매김해 '평범한 군인을 비범한 전사'로, '표범처럼 날쌔고 강한 전투형 군대'를 육성하는데 최첨단에서 선도적 역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출처 : 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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