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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방송②] 한국 대북방송 햇볕정책 이후 유명무실화

2017년 10월 10일 (화) 오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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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방송②] 한국 대북방송 햇볕정책 이후 유명무실화

【서울=뉴시스】 조윤영 기자 = 해외에서 대북 라디오방송을 처음 시작한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2년 나치 치하의 독일 국민을 향해 독일어 방송을 했던 것이 그 출발점이었다. 같은 해 일제 강점기 한국인들을 위한 한국어 방송도 시작했다. 이 방송은 6.25전쟁 때는 한국민들에게 전쟁 상황과 세계 뉴스를 정확하고 빠르게 전해 주는 역할을 했다.

미국의소리 방송이 청취 대상을 북한으로 전환한 것은 1994년 김일성 사망 후 북한에서 대량 탈북자가 발생하면서 북한의 인권 상황이 전세계에 알려지면서부터였다. 이어 1997년 자유아시아방송(RFA)도 북한주민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방송을 개시했다. 미국의소리 방송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뉴스 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으며, 자유아시아방송은 뉴스와 함께 탈북자들의 한국 정착 생활과 김일성 일가의 실상 등 북한 주민들이 궁금해 할 프로그램도 포함했다.

한국에서는 1970년대 이후부터 KBS사회교육방송이 대북방송을 해왔다. 이 방송의 ‘노동당 간부들에게 고함’이라는 프로그램을 듣고 한국에 온 탈북자들이 당시 진행자였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을 찾아가 인사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KBS사회교육방송은 북한주민들에게 ‘인기 방송’으로 자리매김했다.

미국의 대북방송은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즈스탄 등 중앙아시아의 송신소를 이용하는 반면 한국의 대북방송은 한국에서 직접 송출해 방송 음질이 깨끗할 뿐 아니라 한국의 실상과 남·북한 비교가 상세히 담겨져 북한 주민들의 궁금증을 충족시켜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여기서 소개되는 한국 노래는 북한 주민들에게 암암리에 유행했을 정도다.

그러나 KBS사회교육방송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상호 비방 중단을 약속한 이후 햇볕정책 기조에 따라 북한을 자극할 만한 내용을 방송하지 않는 등 대북방송으로서의 기능을 점차 축소시켜 나갔다. 노무현정부 때인 2004년 6월 4일 남북 장성급회담에서 상호 비방 중단을 규정한 6.4 합의가 타결되면서 KBS사회교육방송의 대북방송 기능은 사실상 중단됐다. 결국 KBS사회교육방송은 2007년 한민족방송으로 명칭을 변경한 뒤 북한은 물론 일본과 중국 연변, 러시아 연해주에 거주하는 한민족을 청취대상으로 하는 방송으로 바뀌었다.

KBS의 대북방송 기능이 유명무실해지자 이에 대한 반발로 탈북자들이 모여 2004년 3월 자유북한방송이라는 민간 대북방송을 설립했다. 2004년 5월에 열린 제14차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는 권호웅 북측 수석대표가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민간 대북방송인 자유북한방송의 중단을 요구했다. 당시 남측 수석대표였던 정세현 통일부장관이 “한국에서는 법에 저촉되지 않는 것에 대해 뭐라고 할 수 없다”며 북측의 요구를 거부했지만 북한은 이후에도 남북회담을 통해 계속 자유북한방송의 중단을 요구해왔다.

자유북한방송이 그 해 12월 단파로 라디오방송을 처음 송출하자 북한은 몽골 등 전파 송신소 국가에 항의하는 한편 강력한 방해전파를 발신해 북한에서 이 방송 청취가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기도 했다. 이후 자유조선방송, 열린북한방송, 북한개혁방송 등 민간 대북방송이 생겨났고 자유조선방송과 열린북한방송은 2015년 국민통일방송으로 통합했다.

2004년에 발효된 미국의 북한인권법은 특히 대북방송의 중요성을 감안해 미국의소리 방송과 자유아시아방송 등 미국의 대북 라디오 방송 시간을 확대하는 데 해마다 200만 달러를 사용하도록 했다. 현재 미국의소리 방송은 매일 중파 4시간, 단파 2시간씩, 그리고 자유아시아방송은 중파 4시간, 단파 6시간씩 방송하고 있다. 미국은 이와 함께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NED) 기금을 통해 한국의 민간 대북방송도 지원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일본 정부도 2006년 북한인권법을 제정하면서 발족한 납치피해자대책본부를 통해 2007년 후루사토노가제(고향의 바람)라는 대북방송을 개시했다. 한반도 뉴스를 비롯해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와 관련된 정부 입장 및 정책, 납치 피해자 가족 메시지 등을 한국어와 일본어로 매일 2시간씩 방송한다. 내용도 1주일 단위로 바뀌며,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에 집중하고 있어 대북방송에 충실하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보다 앞서 2005년에 일본의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를 다루고 있는 특정실종자조사회가 시오카제(바닷바람)라는 대북방송을 만들었다. 북한 내 일본인 납치 피해자 및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한반도 관련 뉴스를 한국어와 일본어로 매일 세 시간씩 단파와 중파로 방송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정부가 대북 방송 기능을 점차 축소해나간 것과는 달리 미국 일본 등에서는 대북방송 기능을 점차 강화해 나갔다. 미국은 북한인권법을 5년 더 연장하는 재승인 법안을 지난 5월에 통과시켰다. 이번에는 USB, SD, 핸드폰, 무선인터넷 등 외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매체들을 북한주민에게 보내는 내용도 포함됐다.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 CD 등을 팔았다는 2010년에 탈북한 회령 출신 이명애(가명)씨는 “고난의 행군 뒤 중국을 통해 들어온 한국 드라마 및 영화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바깥 세상에 대한 정보를 갈구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면서 “한국 드라마를 담은 CD와 함께 몰래 중국제 단파 라디오를 찾는 이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북한 당국이 대대적인 단속을 해도 한번 외부 라디오 방송에 맛을 들인 사람은 빠져나오지 못한다"면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라디오를 청취하는 북한 사람들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 : 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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